EBS 성(性)교육 프로그램
성범죄 뒤에 가려진 성폭력의 진실과 우리 사회의 시선!
성폭력은 남녀 구분 없이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루 평균 63건, 한 시간에 2.6건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 역시 빙산의 일각으로 여러 연구기관에서 추정하고 있는 우리나라 성폭력 신고율은 10년째 10% 전후에서 계속 머물러 있으며, 신고되지 않아 사회에 묻혀있는 사건이 훨씬 많다고 한다.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였으나 그 발생 건수가 계속 증가하는 현실 속에 사람들은 대부분 나와 질이 다른 사람들이 성(性) 관련 범죄를 저지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그러할까? 모자이크와 음성변조를 벗어던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무엇이 범죄의 피해자인 이들을 오히려 숨게 하는지,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진정한 치유란 어떤 의미인지, 세상이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던지는 시선이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함께 고민해본다.
1. 성폭력, 너 아니면 나의 이야기
잘못된 성통념에 두 번 우는 성폭력 피해자들!
성폭력을 당했지만, 술에 취해 저항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잘못하여 벌어진 일이 되어버렸다. 분명 법이 정한 기준이 있어 가해자에게 처벌할 수 있는데도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는 법을 뛰어넘는 우리 사회의 성통념에 있다. 성폭력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캐나다에도 잘못된 성통념은 있다. 그래서 우먼서포트네트워크와 토론토 성범죄수사대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을 통해 올바른 성인식과 성문화를 정착시키고 있으며, 범죄예방도시디자인을 적용하여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는 환경도 조성하고 있다. 한편, 성교육 선진국인 미국은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경계권리를 강조하여 원하지 않는 성적 접촉을 막고 있으며, 가상임신체험복과 아기 돌보기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준비되지 않은 임신과 육아의 어려움을 스스로 깨달아 책임감을 가지고 성을 대하도록 교육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83.2%가 아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한 중학교 아버지회를 통해 성폭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중적인 시선을 살펴보고, 성을 주제로 토론하는 고등학생들을 통해 남자와 여자의 성인식 차이, 성에 관한 궁금증과 오해를 들어본다.
2. 이젠 말해도 괜찮아
당신과 나, 우리 모두의 아픔!
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우등생이었지만 이젠 책도 읽지 못하며, 자신을 지켜주지 못한 엄마에 대한 원망과 보상심리는 그녀를 7살 아이로 돌려놨다. 성폭력의 악몽이 후유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과연 성폭력의 상처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국내의 한 대학 연구팀은 일반여성과 성폭력 피해여성의 뇌를 촬영한 결과, 성폭력의 피해가 단순히 기분이나 상태뿐만 아니라 뇌의 구조와 기능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혀 성폭력 피해의 후유증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른 범죄자에 비해 특히 재범률이 높은 성범죄자들을 영원히 가둬놔야 할까? 록우드 심리학서비스센터의 마샬 박사는 무조건적인 처벌강화는 오히려 사회적 고립감과 스트레스로 재범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즉, 가해자에 대한 적절한 재범방지 시스템이 우리 사회에도 필요한 이유이다. 성폭력의 피해는 반드시 심각한 게 아니라 사람에 따라 다르며 그것을 좌우하는 핵심은 가족과 주위의 지지이다. 이것은 성폭력 피해자뿐 아니라 그 가족도 치유가 필요하며, 우리 사회에 올바른 성인식과 성문화 정착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사회의 시선 때문에 세상에 나오지 못하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